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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만 마시면 싸워요”…‘알코올 근시 현상’ 때문?
술에 취하면 눈치 없는 행동을 하게 된다. 상대방의 표정과 기분은 알아차리지 못한 채 행동해 대인 관계에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다. 실제 알코올 중독 증상이 심할수록 분노, 혐오, 슬픔 등 다른 사람의 표정에 담긴 감정을 읽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코올 중독 증상이 심할수록 다른 사람의 표정에 담긴 감정을 읽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코올중독연구학회(Research Society on Alcoholism) 발표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은 얼굴 표정을 해석하는 능력을 저하시키는데, 이러한 증상은 남성에게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연구진은 미국 중남부 지역의 식당과 술집에서 성인 114명(남성 60%, 백인 82%, 평균 나이 24)을 모집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음주 습관(알코올 섭취량, 횟수 등)에 대해 답변한 뒤, 여러 감정을 표현한 10가지 얼굴 사진 중 ▲분노, ▲행복, ▲슬픔, ▲혐오, ▲무감정에 해당하는 사진을 선택했다. 연구진은 음주 측정기를 사용해 이들의 호흡 중 알코올 농도(BrAC) 역시 측정했다. 연구 결과 술에 취한 참가자들은 얼굴 감정을 파악하는 데 있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코올 중독 증상이 심할수록 더욱 표정을 정확하게 읽지 못했으며, 여성에 비해 남성 알코올 중독 환자에서 이 같은 현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참가자들이 행복한 감정은 비교적 쉽게 식별해내는 반면 슬픈 감정을 가장 인식하지 못했으며, 이러한 성향에도 성별 간에 차이가 있었다. 전반적으로는 호흡 중 알코올 농도가 높아질수록 슬픔, 혐오, 무감정을 인식하기 어려워했지만, 남성의 경우에는 슬픔, 분노, 무감정에 대한 인식이 떨어졌다. 이 연구 결과는 알코올 중독이 사회적, 환경적 단서 해석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는 ‘알코올 근시 이론(Alcohol Myopia Theory)’을 뒷받침한다. 가까운 물체는 뚜렷하게 잘 보이지만 멀리 있는 물체는 보이지 않는 ‘근시’를 이용해 알코올이 우리의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축소시키고 주의의 대상 폭을 좁히는 현상을 설명한 것이다. 술이 들어갈수록 상황을 이성적으로 해석하는데 필요한 신호들을 놓치기 시작하면서 상황을 잘못 짚고 판단하게 된다. 알코올은 정보 처리 결함에 의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충동 조절에 주요 역할을 하는 전두엽 피질 내의 기능을 저하시켜 공격성과 폭력을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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